대학생이 된 이후로는 부모님께 용돈을 받지 않으려고 독하게 이것저것 알바를 했습니다.
호기심은 많은데 끈기가 없이 태어난 건지... 역마살이 낀 채로 태어난 건지... 한 곳에서 몇 년씩 진득하게 일을 한 적은 없지만 덕분에(?) 여러 곳에서 다양한 일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저에겐 빛바랜 추억이지만 필요한 분들과 나누면 빛나는 기록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공유합니다.
1.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커플이 되고 싶다면 여기로 오라!
시니어 매니저들을 제외한 보통 서버들은 연령대가 다 20대 초반이라 분위기가 풋풋합니다. 지금은 사라진 대학로점에서 일할 땐, 홀 서빙은 여성이 주방은 남성이 더 많아서 합치면 성비가 5:5 황금 성비였던 기억이 납니다.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어서 참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역시 대감집 노예가 최고!
샐러드바 남으면 퇴근하기 전에 다 함께 모여서 먹기도 했고, 신메뉴 나오면 제일 먼저 맛볼 수 있었는데 요즘도 그러는지 모르겠네요. 확실히 대기업 계열사라 그런지 식사, 시급, 야근수당, 택시비 지원, 직원 할인 등이 철저해서 좋았습니다.
첫 알바라면 이렇게 체계가 잡혀있는 곳에서 시작하면 좋습니다. 그래야 나중에 다른 아르바이트를 하더라도 자신이 받는 대우가 정당한 것인지 부당한 것인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점이 생길 테니까요.
감가상각 되는 불쌍한 나의 육체여!
서버로 들어가서 오래 버티면 매니저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고 해서 버티고 싶었는데 손목과 발목이 버티질 못해서 그만두었습니다.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게 쟁반을 드는 법을 배우지만, 스테이크용 식기류는 기본적으로 무겁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손목이 많이 상합니다. 또한 쉬는 시간과 휴게실이 제공되지만 계속 서서 일하기 때문에 발과 발목에도 무리가 갈 수밖에 없습니다. 1
2. 마트 명절 택배 접수
컴퓨터 타자만 칠 줄 안다면 이런 꿀 알바도 없지!
고객을 응대할 필요도 없고 고객이 쓰고 간 주소만 받아서 배송지 입력을 하면 되는 간단한 알바입니다.
사실 우리가 택배를 정말 자주 주문하고 받지만, 이게 어떤 과정으로 우리 손에 도착하는지는 잘 모르잖아요? 운송장이 무엇인지, 택배 상하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물류와 유통 흐름에 대해 아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계기였습니다.
3. 고깃집
간접경험의 중요성!
고기를 구워드리면서 여러 직군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잠깐이지만 다양한 인생을 살아본 느낌이 들었어요.
은행 지점장님, 프랜차이즈 카페 사장님, 경전철 담당자님, 독립영화감독님, 학교 선생님, 오스트리아에서 온 여행 손님, 유기농 농사를 짓는 농부 손님 등 직업에 대한 저의 가치관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경제적 자유와 디지털 노마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였던 것 같아요.
팁 요정!
고기를 직접 구워드리는 가게라면 팁도 엄청 받을 수 있습니다. 젊은 사람이 열심히 사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만원 씩 팁을 챙겨주셨던 고마운 손님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하루는 팁이 일당보다 컸답니다! ㅎㅎ
4. 만화카페
책 덕후라면 무조건!
근무 시간에 무제한으로 만화책을 읽을 수 있고, 카페에 있는 재료로 먹고 싶은 것을 마구마구 만들어 먹을 수 있었던 행복한 알바였습니다.
카페별로 다르겠지만 보통 아르바이트생에게 하루에 음료 한잔, 디저트 하나만 제공합니다. 카페 사장님을 잘 만나는 게 중요한데요, 저희 만화카페 사장님은 먹고 싶은 만큼 만들어먹으라고 하셔서 정말 먹고 싶은 만큼 잘 먹었답니다! ㅎㅎ
2편에서 알바 후기랑 썰을 더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독기 독기 산독기 알바 부자의 알바 한줄평 1편이었습니다. 재밌게 읽으셨길 바랍니다!
- 원형 쟁반의 지름을 기준으로 한쪽 끝은 손바닥으로 받치고, 반대쪽 끝은 팔이 접히는 부분에 살짝 끼워 고정하면 안정적으로 쟁반을 들 수 있음 [본문으로]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