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빈 모리츠
파편적인 기억, 혼란스러움 등의 정신세계를 회화로 담아내는 독일 여성 화가 사빈 모리츠입니다. 아시아 첫 개인전이라고 해서 후다닥 다녀왔습니다. 처음은 언제나 의미가 있으니까요.
1.1. 갤러리현대
경복궁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갤러리현대에서 진행됩니다. 4월 24일에 끝나는 전시인데 4월 23일 오늘 다녀왔으니, 제가 늦게 다녀온 셈이네요. 조금 더 빨리 다녀왔더라면 미리 소개를 해드릴 수 있었을 텐데 아쉽습니다.
갤러리가 생각보다 깔끔하고 넓어서 무척 좋았습니다. 건물의 층고가 높고 조명 활용을 아주 잘해두었습니다. 덕분에 그림 작품도 돋보이고 관람객이 사진을 찍었을 때도 만족스럽게 나옵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총 세 개의 층에 걸쳐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프런트에 작품명이 적힌 유인물이 있으니 꼭 챙겨서 관람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작품 옆에 따로 설명이 붙어있지 않아서 유인물이 없으면 이해하기 힘들어요!
1.2. 전시 후기
1층입니다. 계절을 나타내는 추상 회화들이 모여있습니다. 왼쪽 작품은 <들판>, 오른쪽 작품은 <봄>입니다. 들판이라서 노랗고 황금색이 도는 곡물의 색깔을 썼고, 봄이라서 상큼한 느낌을 주는 연분홍과 하늘색을 활용한 것 같습니다. (너무 작품명에 끼워 맞췄나요? ㅎㅎ)
지하 1층입니다. 거친 붓터치가 인상적인 작품의 이름은 <3월>입니다. 아무렇게나 그어낸 것 같아서 나도 그릴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막상 흰 도화지에 그릴 생각을 하면 엄두가 나지 않는 그런 느낌입니다. 가까이서 보면 역동적으로 휘몰아치는 꺾임을 볼 수 있습니다. 만물이 태동하는 3월이라 에너지가 넘치는 느낌을 담은 것 같아요.
몇몇 작품은 캔버스가 아닌 도화지에 그린 것입니다. 기름에 갠 유채 물감을 사용한 유화라서, 꾸덕함과 무게 때문에 종이가 늘어질 것 같은데 운 부분이 전혀 없이 짱짱했습니다. 종이가 엄청 단단한 것인지... 어떤 종이인지 정말 정말 궁금했습니다... (탐나요...)
세밀하고 얇은 붓터치로 표현해낸 작품도 있습니다. 작품명은 <배>입니다. 동행했던 친구가 이 작품을 보기 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조카가 그린 그림이랑 비슷한 게 여기저기 천지라며 우스갯소리를 했다가, 이 작품을 보고 바로 수긍했습니다. 역시 실력이 있는 화가가 맞다며 웃었던 모습이 기억나네요.
2층입니다. 작품명은 모두 <땅>입니다. 주황색 물감을 보며 부글거리는 용암이 떠올랐습니다. 파란색 물감은 물에 비친 나무를 보여준다고 생각했어요. 추상화는 멋있지만 역시 좀 난해한 것 같습니다.
왼쪽 <늪>과 오른쪽 <안정>입니다. 오히려 오른쪽 작품이 더 늪에 가깝다고 생각했습니다. 칙칙한 색깔의 물감과 뭉개듯 발라낸 질감에서 벗어날 수 없는 암울함을 느꼈거든요. 친구는 또 다르게 해석을 했습니다. (역시 예술은 주관의 극치...!)
스케치 느낌의 작품입니다. <장미> 시리즈인데요, 색깔별로 다양하게 칠해진 장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미를 찍어왔습니다. 날렵한 펜촉으로 무심하게 그려낸 작품이라 힙하게 다가왔습니다.
마지막 작품은 광활한 별자리인 <안드로메다>입니다. 찬란하게 얽혀있는 별들이 보이는 것도 같습니다. 맨 처음 갤러리현대 사진 속에 보이는 현수막 그림이 바로 이 그림입니다. 그만큼 중요한 작품이겠죠? (어째 작품보다 갤러리 바닥이 더 많이 찍힌 것 같은...? ㅎㅎ)
2. 교보문고 광화문점
전시회 구경이 끝나고 근처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문구 구경을 했습니다. 핫트랙스 바로 앞 매대에서 판매하는 것들인데 전품목 20% 할인이라고 합니다. 귀여운 상품이 많이 들어와 있길래 사진에 담아왔어요. 같이 보실까요? 4월 30일까지니까 관심이 있다면 얼른 다녀오세요! (문구 덕후는 행복해...)
빈티지 느낌의 스티커가 잔뜩 들어있는 스티커북입니다!!! 칼선도 나있어서 가위로 오려 쓸 필요가 없습니다. 게다가 배경에 아름다운 풍경은 덤이라니, 완전 혜자스럽지 않나요? 고래만 잔뜩 있는 스티커북도 있어요. 돌체 친구들이 한가득 들어있습니다! 4월 30일까지 20% 할인이라고 해서 가격을 봤다가 (다시 덮고) 나왔습니다^^;;
연필만 종류별로 설명하는 연필 전문 잡지입니다. 제가 사랑하는 스테들러 노리스 연필에 대한 설명도 있길래 진짜 사고 싶었거든요...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계속 생각이 나네요... 살걸...
영문판 경제 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도 팔아요! 영어 공부와 경제 공부를 병행할 겸 월구독 신청을 하려고 생각 중이었는데, 구독하고 안 읽을까 봐 그냥 이렇게 한 권씩 구매할까 고민 중이에요... 사실 동아비즈니스리뷰라고 이미 경제 주간지 하나 구독해서 읽고 있거든요! 하여튼 저는 책이랑 잡지 욕심이 그득그득해가지고 큰일입니다^^;;
과월호는 10~20% 할인을 해주는데 이코노미스트는 과월호를 아예 판매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최신호만 정가로 살 수 있어요. 잡지 한 권에 12,000원입니다. 주간지 나오는 날 확인하셔서 다녀오세요!
영하고 독하게 주인장은 독일 화가라고 하길래 헐레벌떡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작품 사이에 작가의 인터뷰 영상이 있는데 오랜만에 듣는 독일어라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종로에 위치한 전시회라서, 전시도 보고 교보문고까지 볼거리가 참 많았던 데이트였습니다. 종로 데이트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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