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혹시 르누아르 좋아하시나요?
저는 독일에 교환학생으로 잠시 살았을 때 이웃나라 프랑스에 놀러 갔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화가 르누아르에 빠져서 르누아르 작품 엽서를 엄청 샀던 추억이 있어요.
마침 서울에서 르누아르 전시가 있다고 해서 기쁜 마음으로 다녀왔습니다. 참고로 레플리카 체험전이므로 걸려있는 작품들은 복제품입니다. 1
1. 르누아르 레플리카 체험전
1.1. 중랑아트센터
- 2023년 4월 26일 (수) ~ 2023년 6월 30일 (금)
- 10:00 ~ 18:00 (일요일, 월요일 휴무)
- 입장료 무료 (예약 없음)
상봉역 또는 망우역에서 걸어서 10분 내로 도착하는 갤러리, 중랑아트센터입니다.
아트센터 주변에 북리브로, 아트박스, CGV, 쇼핑몰 등 즐길 거리가 많습니다. 전시회 보겠다고 일부러 서울까지 나왔던 의정부인으로서 정말 반가웠답니다. (전시회 감상 후에 인생네컷 찍고 아트박스 구경까지 야무지게 하고 돌아왔어요)
1.2. 작품 후기
전체적으로 공간 분리가 명확해서 작품을 감상하는 데 쾌적했습니다. 체험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르누아르의 대표작 45점을 시기별로 6개 구역에 배치하고 체험존 형태로 꾸며두었습니다.
유화의 꾸덕한 질감을 손으로 만져볼 수 있고, 입체적인 공간에서 사진도 찍을 수 있으며, 그림에 색칠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입구에서 나눠주는 팸플릿입니다. 작은 크기는 책갈피로 쓰면 딱일 것 같네요.
인상주의에서 고전주의 화풍 순으로 배치되어 있어서 그림체 변화도 함께 감상할 수 있습니다. 사실 화풍에 상관없이 르누아르의 포근하고 따뜻한 분위기는 한결같아요.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상적인 인상주의 글귀죠? 대표적인 인상주의 화가를 뽑으라고 한다면 모네 또는 세잔을 가장 먼저 뽑는 분들이 많지만, 저에게는 르누아르뿐입니다. (갑자기 고백)
예쁜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이 있습니다. 르누아르라고 적힌 보라색 네온사인에 이끌린 르누아르 덕후는, 그 자리에서 바로 사진을 남겼습니다. ^^
파란색 작품들을 모아둔 곳입니다. 두 눈에 담을 땐 청량함 그 자체였는데 카메라가 차마 담아내질 못하네요. 여러분께 생생하게 보여드리고 싶어서 최대한 선명하게 찍어왔지만 화질이 별로인 것 같아 아쉬워요.
바다풍경이라는 작품입니다. 오돌토돌 올라온 유화의 꾸덕한 질감이,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물결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만져보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는데 참느라 꽤 고생했어요.
무도회 시리즈입니다. 르누아르의 모든 작품이 좋지만 특히 무도회 시리즈를 참 좋아합니다. 제가 프랑스 여행 당시 샀던 엽서가 바로 <시골의 무도회>이기 때문에 더 애착이 가는 것 같기도 해요.
세 작품을 유심히 보시면 남성보다 여성의 표정을 중심으로 묘사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남성의 표정은 모자에 가려지거나 여성의 머리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아요. 맨 오른쪽 작품 <시골의 무도회>에 등장하는 여성의 표정이 가장 뚜렷하고 밝습니다. 긴장하거나 수줍은 기색 없이 활짝 웃고 있어서 마음에 듭니다.
가운데 작품 <부지발의 무도회>에서, 부지발은 파리 서쪽 근교의 작은 마을이라고 합니다. 그 마을의 야외 카페에서 열린 무도회 장면을 담아낸 작품으로 볼 수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엽서를 사면서 작품을 실제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마침내 오늘 보게 되었습니다. 레플리카여도 실제 크기로 보니까 압도적이었어요. 높이가 내뿜는 거대함은 확실히 무시할 수 없네요. 역시 작은 엽서가 담기엔 부족했던 아우라.
2. 계절 산책
영상 전시회 <계절 산책>입니다. 르누아르 전시 바로 옆 전시관에서 진행 중이라 온 김에 보았습니다. 짧은 전시라서 10분 내로 가볍게 보기 좋았습니다.
2023년 계묘년을 맞아 토끼로 공간을 장식해 둔 것 같습니다. 침대 머리맡에 둘만한 크기의 무드등으로 팔면 당장 샀을 것 같아요. 귀여운 토끼 인형 역시 아쉽게도 판매용은 아니었습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영상 화면이 함께 바뀌는 포토존입니다. 아직 봄이니까 봄 화면일 때 후다닥 찍은 사진.
서울 무료 전시회, 르누아르 레플리카 체험전이었습니다. 작품마다 큐알 코드가 적혀있어서 작품 해설도 들을 수 있습니다. 인상주의 화풍을 좋아하시는 분이나 부드럽게 퍼지는 유화를 좋아하는 분께 꼭 추천드리고 싶어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원작을 복제한 모작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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