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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하고/정보

영어강사 시급 변천사 (feat. 역사의 산증인)

by 영하고 독하게 2024. 3. 22.

먹고살려고 거쳤던 다양한 직업[각주:1] 중 기억에 남는 직업을 꼽으라 한다면, 망설이지 않고 영어강사를 뽑고 싶다.
 
나름 4년 차 강사이다.
역마살이 꼈는지 한 학원에서 진득하게 못 있고 떠돌아다닌다. 최대 1년인 것 같다. 그럼에도 난생처음 남에게 돈 받고 일했던 시작이 영어강사였고, 가장 오래 한 일[각주:2] 역시 영어강사이다.
 
학원을 옮기며 변한 시급을 기록해 본다.
강사로 첫걸음을 떼는 분들께 도움 되는 정보이길[각주:3] 바란다. 참고로 이하 모든 시급은 두 가지 전제가 있다! 

 
 

1.1. 첫 학원 : 12,500원

  • 2017년 시급
  • 쌩신입
  • 교환학생 경험으로 시급 협상
  • 중고등 독해 수업

독일 교환학생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오니 땡전 한 푼 남아있지 않았다.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고자 알바앱에서 대충 검색하고 다짜고짜 전화부터 걸었던 기억이 난다. 젊었던 건지 무모했던 건지,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부끄럽다.
 
원장님께서 전화부터 거는 용기를 높게 사주셔서 참 다행이었다.
당장 몇 시간 뒤에 면접을 보러 오라고 하셔서 부랴부랴 이력서를 준비해서 갔다. 웃긴 점은 수학[각주:6]으로 지원했다는 것이다. 영어(10,000원) 보다 수학(12,500원)이 더 시급이 높았기 때문[각주:7].
 
하지만 영어(중3~고2)를 맡게 되었다.
고등수학까지 가능한 강사를 찾으셨고 독일 교환학생 이력이면 영어 강사에 더 적합하다고 보신 것 같다. 교환학생 경험을 좋게 봐주셔서 강사 경력은 없지만 12,500원으로 협의했다. 반전은 6개월 만에 그만 [각주:8] 두었다는 점. 
 


1.2. 학습지 회사 : 건별

  • 2017년 하반기 ~
  • 부업으로 시작
  • 중고등 기출 해설작업

문득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영어를 가르쳐보고 싶었다.
그래서 재택으로 일을 할 수 있는 회사를 찾았고, 꽤나 오래 일을 했다. 자세한 후기를 써둔 글이 있다.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참고해 주세요.)

 

사기 아닌 재택 알바도 있어요! 하핫

"재택 알바 다 사기 아냐?" "아... 아닌 것도 있어...^^" 1. 회사 소개 오늘은 제가 꾸준히 해온 재택 알바를 짧게 소개하려고 합니다. 홍보성 글은 아닙니다. (돈 좀 줘봐라 얼마든지 홍보글 써줄 수

like-english-like-german.tistory.com

 
 
2. 두 번째 학원 : 15,000원 + 퇴직금

  • 2019년 시급
  • 앞선 학원의 6개월 경력[각주:9]은 인정 못 받음
  • 중고등 독해 수업

수학원장님이 운영하시는 종합학원이었다.
영어원장님이 운영하셨던 첫 학원과 달리 내 세상[각주:10]이었다. 자유롭게 주체적으로 수업을 이끌어갈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하나부터 열까지 내가 체계를 잡아야 했다. 힘들긴 했지만 그만큼 배울 점도 많았던 기억. 
 
당시 느꼈던 후기를 남겨둔 글이 있다.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영어강사 느낀점 및 미리 알면 좋은 점들

야호!!! 퇴직금 받았다!!! 퇴직금 받은 기념으로, 영어강사 후기를 떠들어보려고 합니다. 자잘한 과외까지 포함하면 영어강사로 대략 3년 넘게 일을 했으니 후기를 쓰기에 부족하진 않을 것 같습

like-english-like-german.tistory.com

 
 
3. 세 번째 학원 : 16,000원 + 주휴수당

  • 2023년 시급
  • 초등 원서 수업

두 번째 학원까지 다니고 회계사 공부를 위해 일을 전부 그만두었다.
전업 수험생이 되어 종로의 회계사 학원에서 1년, 독서실에서 2년, 그렇게 꼬박 3년을 투자했다. 그리고 연이어 1년을 세무사 시험에 쏟았다. 결과가 좋았다면 두 번째 학원이 내 인생 마지막 학원이 되지 않았을까. 오랜 수험 기간으로 너덜너덜해진 마음만큼이나 통장[각주:11] 또한 그랬다. 
 
시험이 끝나자마자 이력서를 냈다.
4년의 공백만큼 나이도 꽤나 먹어서 체력이... 밤늦게 끝나는 중고등은 못할 듯싶어 초등으로 지원했다. 원장님께서 중고등 경험을 좋게 봐주셔서 긴 공백에도 괜찮은 시급[각주:12]을 받을 수 있었다.

16,000원

그만두게 된 이유는 생각하지 못한 변수 때문이다.
재밌는 원서도, 합리적인 원장님도, 깜찍한 아이들도 다 좋았는데 중고등 경험만 있던 내가 몰랐던 점이 있었다. 초등은 교육보단 보육[각주:13]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4. 네 번째 학원 : 25,000원

  • 2024년 시급
  • 중등 작문 수업

여태 영어만 전문으로 하는 어학원을 다녀본 적이 없었다. 
전문성을 생각해서 어학원으로 옮겼다. 결과는 매우 만족. 세분화된 각 영역[각주:14]마다 강사가 존재한다. 원어민 강사도 있다.

25,000원

나는 영어 작문을 맡았다.
글 쓰는 것을 좋아하고, 문장 구조에 관심이 많아 그에 관해 포스팅을 자주 했는데, 그 때문인지 시강 때 구조 잡는 설명을 원장님께서 좋게 봐주셨다. 언제까지 다닐 수 있을지 모르지만 최대한 다녀봐야지!


영어강사 시급에 대한 생각을 편하게 적었습니다. 
주관적인 경험일 뿐이니 가볍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강사 일을 처음 시작하시는 선생님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좋은 학원에서 정당한 대가[각주:15]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궁금한 점은 댓글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1. 백화점, 마트, 레스토랑, 카페, 복지관, 비영리단체 등 [본문으로]
  2. 중간에 다른 직업으로 탈주한 적이 꽤나 많다는 게 함정 [본문으로]
  3. 모집 공고마다 죄다 '협의'라서 도대체 얼마인지 답답했던 햇병아리 시절이 떠오른다. [본문으로]
  4. 주 2~3일 근무하는 비담임 강사를 말함. 주 5일 이상 근무하며 담임을 맡는 강사는 '전임' 강사로, 시급제가 아닌 월급제 또는 비율제가 기본이다. [본문으로]
  5. 서울에서 일하면 더 받을 수 있음 [본문으로]
  6. 뼈문과로 고등수학은 못해도 중등수학은 나름 잘했다. [본문으로]
  7. 자낳괴 모먼트 [본문으로]
  8. 근로계약서도 안 쓰고 월급이 점점 밀리더라... [본문으로]
  9. 학원가에서 경력이라 함은 최소 2~3년으로 보는 듯? [본문으로]
  10. 원장님과 같은 과목이면, 간섭 아닌 간섭이 잦을 수밖에 없음 [본문으로]
  11. 대학생 이후로 부모님께 일절 돈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0부터 시작해야 했다. 무(無)에서 유(有)로 가는 과정을 즐기는 천성 덕에 문제 될 것은 없었다. [본문으로]
  12. 주 3일, 주 15시간을 일하게 되어 주휴수당까지 별도로!  [본문으로]
  13. 수업 외에 손이 더 많이 간다. 예를 들면 화장실을 무서워하는 아이를 위해 화장실에 데려다 주기 등 [본문으로]
  14. 문법, 회화, 작문, 독해, 듣기 [본문으로]
  15. 시급 10,000원 준다는 곳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심이... 7년 전에도 10,000원 이상이었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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