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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저모

필라테스 소소하지 않은 후기 (feat. 추천템)

by 영하고 독하게 2024. 4. 3.

의리로 가는 거지

필라테스, 햇수로 삼 년이다.
첫 센터 그대로 [각주:1] 다닌다. 내 인생에서 적지 않은 운동[각주:2]을 거쳤는데 필라테스를 가장 오래 다니는 중이다. 안 가면 허전하고 먹을 때도 괜히 마음이 불편하다. 먹기 위해서 운동하는 편이다. 
 
 

까탈레나

필라테스는 깔끔하다.
수영처럼 락스 냄새가 나지도 않고, 스쿼시처럼 보부상이 될 필요도 없다. 헬스처럼 풍요 속 빈곤도 아니다. 요가보다 플러스알파 느낌[각주:3]이다. 돈값 못하는 것에 까탈스러운 나에게, 필라테스는 돈값하는 운동이다.
 


강사 따라 강남 간다

확실히 강사마다 특색이 뚜렷하다.
평일 이틀은 A 선생님께 듣고 토요일 하루는 B 선생님께 듣는다. 상호 보완되는 느낌이다. 잘 맞아서 운동할 때 땀이 비 오듯 내리고 집에 갈 땐 막 태어난 새끼 사슴이 된 것 마냥 다리가 후들거린다. 모양은 빠져도 기분은 최고다.

돌이켜보면 여러 운동을 그만두었던 공통적인 이유가 강사였던 것 같다. 인복 하나는 타고나서 이제껏 만난 강사님들이 다 괜찮았는데, 그들이 그만두면서 나도 자연스레 관두었다. 싫증도 잘 느끼는 게 한몫하기도 했고.
지금 선생님들이 만약 그만두시면... 그다음 운동으로 프리다이빙을 배워보고 싶다.
 
 

내진 설계

인바디 결과 여전히 마른 비만이지만...
그래도 꾸준히 유지되는 근력과 몸무게에 만족한다. 주 3회 이상 자주 나오고, 식단도 병행해야 마른 비만에서 탈출할 수 있다고 하시는데...
 
 

명품은 비싼 법?

작년 여름 이벤트로 재등록했던 횟수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구매할 당시 100회 79만 원 정도였다. 평균적으로 그룹 필라테스 1회 가격은 4만 원 내외라고 하는 점을 미루어볼 때, 1회에 1만 원이 안 되는 가격이면 굉장히 가성비가 좋다. 8:1 수업이라서 그룹 피티 느낌이 나기도 한다. 다양한 기구, 샤워실, 반신욕 기계까지 고려하면 합리적인 금액이라고 본다.

 

운동도 템빨

강사님들 패션 구경하는 낙으로도 다니는데 그래서 선생님들께 겸사겸사 레깅스 추천을 받아보았다. 요약하자면 이렇다.

  • 젝시믹스 : 무난함
  • 뮬라웨어 : 튼튼함
  • 안다르 : 착 감김
  • 룰루레몬 : 돈값함
  • 그란데라인 : 예쁨

 

레깅스


왼쪽부터 뮬라웨어, 젝시믹스, 안다르이다.

셋 중에선 안다르를 제일 자주 입는다. 균일한 압력으로 피부를 감싸줘서 착용감이 좋다. 끼어서 불편하다는 느낌이 없다. 

그란데라인은 필라테스 강사로 일하는 친구도 강추했던 브랜드라 궁금해서 꼭 도전해보고 싶다. 룰루레몬은 월급이 오르면 [각주:4] 도전해보고 싶다...
 

매트와 폼롤러


레깅스보다도 [각주:5] 매트와 폼롤러를 꼭 추천하고 싶다.
뒤통수와 목이 이어지는 부위에 폼롤러를 대고 좌우로 살살 움직여주면 극락이다. 당장 꿀잠 가능!
여러 브랜드가 있는데 그냥 고무나라에서 구매했다. 브랜드 따로따로 사기 귀찮아서 매트와 폼롤러 모두 고무나라에서 같이 사버렸다 ㅎ

 

  • TPE 매트
  • EPP 폼롤러 (90cm)

매트 종류는 TPE [각주:6]와 NBR [각주:7] 두 가지이다.
처음에 멋모르고 NBR 매트를 썼는데, 두툼하고 폭신해서 좋지만 발목 흔들림을 잘 잡아주지 못한다. 격하게 움직이면 밀리기도 한다. 결국 TPE 매트로 바꿨다. 발목이 약하다면 TPE 매트를 추천한다.
폼롤러 종류는 EVA [각주:8]와 EPP가 있다.
내가 쓰는 EPP는 단단(딱딱)하다. 그렇다고 무게가 무겁진 않다. 엄청 가볍다. 길이는 무조건 긴 것으로 추천한다. 길어야 이런저런 마사지하기 편하다.
 

필라테스 아나토미


책도 하나 추천하고 싶다.
제목은 '필라테스 아나토미'이다. 필라테스 동작을 해부학과 연결해서 보여준다. 여태 강사님 설명을 들으며 동작을 해왔지만 어느 근육에 자극이 오는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근육 그림을 직접 눈으로 보니까 [각주:9] 훨씬 도움이 된다. 
동일한 필라테스 자세라고 할지라도 강사에 따라 강조하는 부분이 다르다 [각주:10]는 것을 깨달은 뒤로 강사님을 섞어 듣는다.

동작


수업 때 배운 동작을 기억했다가 집에 돌아오면 책에 인덱스를 붙여둔다. 잘 따라가지 못했던 동작을 혼자 복습했다가 다음 수업 때 칭찬을 들으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프로그램


난이도에 따른 추천 프로그램도 소개되어 있다.
그래서 현직자들이 교재처럼 활용하는 책으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필라테스 강사를 위한 필수 서적인 것 같다. 나중에 돈 없어서 필라테스 못 다니게 되면 이거 따라 하면서 홈트 할 예정...!


 

  1. 아마 내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 필라테스 센터가 아닐까 싶다. 옮기기도 귀찮다. [본문으로]
  2.  수영, 스쿼시, 헬스, 요가, 필라테스 순으로 해봤는데 요가도 나름 오래 했다. [본문으로]
  3. 요가 비하 절대 아님 [본문으로]
  4. 과연 언제쯤? [본문으로]
  5. 홈트 할 거면 사실 아무거나 입어도 되니까 [본문으로]
  6. 고무와 플라스틱의 성질을 모두 가지고 있지만 고무보다 단단하고, 플라스틱보다 말랑거리고 부드럽다. [본문으로]
  7. 합성고무 재질로 니트릴이라고 불리며, 얇으면서도 잘 늘어나는 성질을 가진다. [본문으로]
  8. EVA는 써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쇼핑몰 설명에 따르면 강도의 차이라고 하니, 아마도 덜 단단한 것 같다. [본문으로]
  9. 역시 인간은 시각적 동물... [본문으로]
  10. 이 부분이 나에겐 굉장히 재밌고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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