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다 가고 뒷북으로 올리는 생애 첫 서핑 후기입니다. 사실 보드에서 일어서기를 한 번도 성공하진 못했지만!! 정말 재밌었어요. 저처럼 처음 서핑을 배우는 분들은 알아두면 좋을 주의사항과 꿀팁 공유합니다.
1. 서핑 시 주의사항
1.1. 안경/렌즈
가장 궁금했던 부분입니다. 제가 시력이 좋지 않거든요. 양쪽 시력이 0.2 정도 되는 것 같아요. (더 나빠졌을 수도 있음) 그래서 평소에 이런저런 작업을 할 땐 꼭 안경을 껴요. (라섹을 해서 렌즈는 피합니다) 서핑을 할 땐 멀리 봐야 하고, 설명해주시는 강사님 얼굴도 봐야 하고, 같이 파도를 타는 친구들 표정도 봐야 하니까 안경을 가져갔습니다.
결론은 안경, 위험합니다. 파도 때문에 벗겨지거나 잃어버리거나 안구를 찌를 수도 있어서 서핑 강사님이 안경 벗고 타라고 알려주시더라고요. 실제로 서핑장과 바다에서 안경을 착용한 분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렌즈도 위험해요. 바닷물 염분이 렌즈에 닿아서 더 따가울 수도 있고 렌즈가 물살 때문에 벗겨져서 안구 뒤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까 시력 교정이 들어간 수경이나 고글을 착용하기도 한다길래 구매할까 고민했는데 필요 없을 것 같아요. 저는 서핑을 일 년에 한두 번 할까 말까 해서 장비값이 아깝더라고요. 서핑을 취미로 꾸준히 하실 분들이라면 시력 교정이 되는 고글을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 같습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저는 결국 쌩눈으로 탔지만 불편함은 전혀 없었습니다! 파도 움직임이 커서 대충 다 보이긴 하더라고욬ㅋㅋㅋ
1.2. 모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자는 안경/렌즈와 달리 착용이 가능했습니다. 함께 서핑을 했던 친구도 포니테일을 하고 모자에 머리를 넣어 고정하니까 서핑 내내 모자가 벗겨지지 않았어요.
자외선 때문에 선크림을 아무리 발라도 피부가 탈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눈을 못 뜰 정도로 정말 햇빛이 센 날에 서핑 강습을 들었는데 저만 모자가 없어서 얼굴이 엄청 탔다는 비하인드 스토리... 같이 갔던 친구들은 모자를 써서 여전히 뽀얗고...☆
1.3. 장갑
장갑은 손가락 지문이 없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합니다. 정말 당황스럽지만 (친구들은 멀쩡했는데 또 저만) 손가락 지문이 서핑 보드에 갈려서 서핑 이후 이틀 동안 핸드폰 지문 인식을 하지 못했어요...!
서핑장에서 대여해주는 보드는 스펀지인데 표면이 고르지 않아서 오래 타면 피부가 쓸립니다. 피부가 약한 분들이나 서핑 경험이 없는 분들은 손끝이나 손바닥을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이틀 내내 손끝 피부가 빨갛게 비치고 화끈거려서 고생 좀 했습니다. 따로 약국에서 약을 사서 바르진 않았고 바세린을 틈틈이 발라주니까 지문이 다시 돌아왔어요. (바세린 광고 아님)
2. 서핑장 고르는 꿀팁
2.1. 보드 재질
피부가 민감하신 분들은 보드 재질을 확인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대개 초보자용으로 대여해주는 보드는 '스펀지' 재질의 보드라서 손가락과 손바닥 피부가 쓸려서 다치기 쉽습니다. 저처럼 되지 마세요... 따갑고 아팠어요... 피부 쓸림 방지로 왁스를 보드에 바르고 타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왁스도 대여가 가능한지 문의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2. 수업 시간 / 자유 시간
아예 첫수업(오전 10시 전후)에 듣거나 해 좀 지고 오후 3시 이후에 듣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와 친구들은 해가 쨍쨍한 오후 1시에 들었는데 일단 햇빛 때문에 눈을 뜨지 못했고, 검은색 서핑 슈트가 찜통이 되어 숨이 턱턱 막혔습니다. (진짜 더위 먹고 기절할 뻔)
수강권 중에 수업 이후 자유 연습이 가능한 수강권이 있어요. (당연히 수업만 듣는 수강권보다 가격도 더 비쌈) 저희는 자유 연습이 가능한 수강권을 구매했는데 솔직히 실망이 더 컸습니다. 왜냐하면 넓은 바다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서핑장 별로 정해진 구역이 있어서 그 구역에서만 수업을 듣고 연습을 할 수 있더라고요?
각 서핑장에 배정된 구역이 생각보다 너무 좁은데, 저희보다 수업을 먼저 들었던 수강생분들이 이미 자유 연습을 하고 있어서 편하게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습니다. 서핑 보드에 부딪혀서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거리를 두고 타야 하는데, 한정된 공간에 사람이 바글바글해서 거리를 둘 수가 없었습니다. 덕분에 뒤통수가 깨지거나 이마가 찍힐 뻔한 아찔한 순간들이 있었죠...!
2.3. 지역
서핑장을 고를 때 강원도 강릉과 양양 중에서 고민을 했는데요, 검색해본 결과 내에서는 양양이 더 선택의 폭이 넓었고 가격이 저렴했습니다. 그래서 양양에 있는 한 서핑장을 골라서 첫 서핑을 경험하고 왔습니다. (칵테일과 자유 연습이 포함된 수강권이었는데, 만들어주셨던 밀크 칵테일이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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