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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흐상점/전시회

[유료 전시회] 박노수 화가의 그림 한 입과 취천루 만두 한 입, 경복궁역에서 혼자만의 풍요로운 시간 보내기

by 영하고 독하게 2022. 5. 9.

프리랜서는 쉬고 싶은 날에 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 같습니다. 쉬는 날을 매주 목요일로 정해두었는데 오늘, 수요일로 바꿔본 김에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청아한 작품들을 보며 혼자서 에너지 충전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추천하고 싶은 전시회라서 글을 적어봅니다!


1. 화가의 비망록

1.1. 박노수미술관

 

 

 

  • ~2022년 8월 28일 일요일까지
  • 화요일~일요일 10:00~18:00
  • 입장료 3,000원

 

박노수미술관 정원

종로구립 박노수미술관이 개관한 지 8주년이 되어 기념으로 열린 '화가의 비망록'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실제 박노수 화가가 거주했던 고택을 미술관으로 탈바꿈하여 개방한 곳입니다. 작품도 작품이지만 한편에 잘 가꾸어진 정원도 일품이었습니다. 실내 그림과 실외 정원을 다 관람하는 데 30분 정도면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전시 규모가 크지 않습니다.

 

박노수미술관 외관

한옥이지만 완전한 한식으로 지어진 주택이 아닌 절충식입니다. 입구를 들어서면서 아담하고 정갈한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습니다. 저도 이런 집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에 잠기며 ㅎㅎ 입구 안쪽 매표소로 들어가 입장권을 구매했습니다.

 

작품을 다 감상하고 나면, 작품들의 분위기가 주택의 분위기와 많이 닮아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정갈하고 단아합니다. 아마 박노수 화가의 분위기도 비슷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림과 집에는 주인의 흔적이 남기 마련이니까요. 

 

1.2. 입장권 구매(+매마수)

박노수미술관 입장권

오늘은 4월의 마지막 수요일로, (줄여서) 매마수라고 합니다. 덕분에 관람료 50% 할인을 받아 1,500원에 입장권을 구입했습니다. 매표소 직원분께서 실내 사진 촬영은 엄격히 금지한다고 알려주셨어요. 이 말을 듣자마자 엄청 아쉬웠습니다. 아름다운 그림은 사진을 찍어두었다가 두고두고 오래오래 보고 싶어요... 

 

1.3. 작품 후기

 

총 2층으로 된 고택입니다. 1층은 박노수 화백의 그림 작품이 주로 전시되어 있고 2층은 조선희 사진작가의 주택 사진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2층의 사진에는 큰 흥미가 없어서 대충 둘러보았는데, 박노수 화백의 작업실이 같이 전시되어 있더군요!!! 주로 동양화를 그리는 박노수 화백의 붓과 물감들이 책상 위에 놓여있었습니다. 붓이 굵기 별로 다양하게 걸려있어서 정말 신기했습니다. (사진 진짜 찍고 싶었어요)

 

출처 : 종로문화재단

가장 마음에 들었던 <산>이라는 작품입니다. 2m가 넘는 압도적인 크기였습니다. 1988년 작품이자 한지에 그린 수묵담채화로, 파란색이 청아하면서도 청량한 기운을 불러일으킵니다. 산맥을 파란색으로 칠한 것은 정말이지 탁월한 선택 같습니다. 흙색이나 초록색이었다면 이만큼의 시원함을 주지 못했을 것 같아요.

유화의 쨍하고 꾸덕한 채색과 다르게, 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은은한 채색은 동양화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오늘의 전시를 기점으로 동양화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마지막에 나오며 굿즈를 구경했습니다. LED 시계, 패브릭 포스터, 노트, 엽서 등 다양한 상품이 구비되어 있었습니다. 엽서 덕후답게 엽서를 한 장 사고 싶었으나 세트로만 판매를 한다고 하셔서 아쉽게도 사지 못했습니다. 박노수 화가의 대표 작품이 5장 들어있는 엽서 세트는 20,000원입니다.


2. 만두 맛집으로

2.1. 통인시장 골목

골목 가게

슬슬 출출해진 관계로 미술관에서 나와 통인시장 골목을 걸어 나갔습니다. 걸어가며 보이던 알록달록 가게들. 파랗고 빨갛고 특색 있는 골목의 가게들이 참 보기 좋습니다.

 

소품샵도 간간히 보이길래 실반지를 구경했는데 넋을 놓고 구경하다가 사진 찍는 것을 깜빡했습니다ㅠㅠ 근데 실반지는 원래 가격이 저렴했나요...? 전부 3,000원이길래 색깔별로 5개 사고 싶은걸 꾹 참았어요...! 

 

2.2. 취천루

 

도보로 10분 거리에 정말 맛있는 만두 가게, 취천루가 있습니다. 만두 좋아하시는 분들께 항상 추천드리는 곳입니다. 한때 회계사 공부를 한다고 종로의 학원을 다녔는데 모의고사를 치고 성적이 별로일 때면 이곳에 왔습니다. 맛있는 만두를 먹으며 씁쓸함을 달래곤 했던, 저의 추억의 장소! 이젠 회계사 공부를 그만두어서 올 일이 없었는데 박노수 미술관과 가깝길래 얼른 왔지요!

 

메뉴판과 창가

2층 창가에 1인 좌석이 많습니다. 혼밥에도 최적인 곳입니다. 저의 최애 자리인 1번 자리에 앉아서 메뉴를 고르고 창밖에 지나다니는 사람들 구경을 하다 보면 금세 뜨끈뜨끈한 만두가 나옵니다. 만두 장인이 직접 가져다주는 만두라서 더 좋아요! 다른 메뉴는 홀 직원분들이 가져다주셨던 것 같은데, 만두만큼은 항상 요리사 분이 직접 가지고 올라오셔서 기억에 남습니다.

 

교자만두

9,000원짜리 교자만두입니다. 만두 치고 비싼 것 같지만 일단 먹어보면 납득이 되는 가격입니다. (육즙이 장난 아니에요 진짜) 간장에 고춧가루 풀어서 만두 콕 찍으면 끝납니다! 이 집은 무조건 '만두'를 드셔야 해요. 다른 메뉴도 먹어보았지만 잘 모르겠고 무조건 '만두'입니다. 만두 종류를 못 고르겠다면 그냥 저를 믿고 교자를 시키세요! 


오늘은 이렇게 50% 할인을 받아서 청아한 동양화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으며 혼자만의 데이트를 즐기다 돌아왔습니다. 아직 전시 기간이 많이 남았으니, 동양화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매마수를 활용해서 꼭 한번 다녀오시길 추천드립니다.

경복궁역 근처에서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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