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남기는 저마다의 방법이 있습니다. 저는 주로 아래의 방법으로 추억을 남깁니다.
- 엽서(postcard)
- 배지(badge)
굉장히 가성비가 좋은 방법이라고 확신합니다. 추억과 가성비는 뭔가... 어울리지 않는 조합 같지만(추억에 가성비를 언급한다는 것은 죄를 짓는 느낌 같아서...) 가성비는 저처럼 지갑이 얄팍한 배낭여행자에게 중요하니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추억을 남기시나요?
오늘은 엽서에 대해서 끄적끄적 해보렵니다. 왜냐고요? 지난 일요일에 전시회를 다녀왔는데 거기서 엽서를 사면서 엽서 자랑질을 좀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 독일로 엽서 보내는 법과 엽서 자랑질 시작할게요!
1. 독일에서/독일로 엽서 보내기
1.1. 엽서로 추억 남기는 법
엽서로 추억을 남기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 기억을 남기고 싶은 곳에서 ★마음에 쏙 드는★ 엽서를 산다.
- 그 자리에서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아무렇게나★ 적는다.
- 근처 우체국에서 엽서를 부친다. 받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에게★이다.
1번은 어려울 것이 없습니다. 예쁜 것들 사이에서 무엇을 살지 행복한 고민을 하면 될 뿐이죠. 그날따라 여유가 있다면 두 개 다 사면 되겠지요. 하지만, 2번에서 "아무렇게나" 가 상당히 어렵고 중요한 점입니다. 글을 잘 적으려고 하는 순간 아무 말도 적지 못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거든요... 의식의 흐름으로 아무 말이나 적어보세요. 금방 엽서 한 장이 꽉 차게 될 겁니다. 3번, 수신인은 우선 "나"입니다. 나의 추억을 남기는 것이니까요.
1.2. 한국 주소 쓰는 법
엽서가 도착할 나라는 ①, ②, ③ 중에 하나로 써주세요. 보통 ①South Korea 또는 ③Republic of Korea로 많이들 하시죠. 그 이하의 주소는 한국어로 써도 괜찮습니다. 한국에 일단 엽서가 도착하면 그 후에 한국인 우편 기사님이 배송을 해주시기 때문입니다.
1.3. 독일 주소 쓰는 법
독일로 보내는 엽서라서 Germany 또는 Deutschland로 써주세요. 보통 Germany로 많이 하시죠. 역시 그 이하의 주소는 도착지 나라의 언어(독일어)로 쓰는 것이 좋습니다.
해외로 쓰는 엽서는 해외 주소 양식에 맞춰서 써야겠지요. 한국 주소와 다르게 해외 주소는 작은 단위-> 큰 단위로 주소를 씁니다. 따라서 나라 이름이 끝에 나옵니다.
Q. 엽서를 아래의 주소대로 보낸다면 누가 받게 될까요?
Allensteiner straße 2 [알렌슈타이너 슈트라쎄 쯔바이]
49370 Vechta [피어노인드라이지벤눌 페히타]
Deutschland [도이취란트]
Alle Mädels von oben [알레 메델스 폰 오븐(벤)]
A. 독일의 도시인 Vechta에서 Allensteiner 거리 2에 살고 있는 위층 여자들이 엽서를 받게 됩니다.
"나"에게만 쓰기 아쉽다면 소중한 사람에게 쓰는 것도 좋습니다! 저도 지인들에게 예고 없이 써서 보냈는데 반응이 다들 참 좋았습니다. 어찌 보면 두껍고 작은 종이 한 장이지만, 여행지의 분위기를 잔뜩 머금고 해외를 돌아 돌아온 의미 있는 종이입니다. 또한 엽서를 부칠 때 우표에 침을 바르는 그 행동이 되게... 묘해요.
게다가 파손되거나 없어질 확률도 존재하는데(!!) 멀쩡한 상태로 도착한다면 행운이지요. 저는 독일로 보낸 것 1개와 한국으로 보낸 것 1개가 분실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정말 아깝더라고요ㅠㅠ
1.4. 우표
혹시 예전에 미리 사둔 우표가 있다면, 우표만 붙여서 빨간 우체통에 쏙 넣고 독일로 엽서를 보낼 수 있습니다. 저는 우체국 직원을 통해서도 부쳐보고, 우표만 붙여서도 부쳐보았는데 후자의 도착 확률이 더 좋았습니다!!! 롸...?!
그래서 이제 우체국에 갈 일이 생기면 우표를 조금씩 미리 사두고, 밤늦게도 엽서를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쟁여둔 우표는 아래와 같습니다.
우체국에 가서 직원분께 엽서를 어디로 보낼 것인지 그 나라 이름을 말하면 이렇게 주십니다. 전 주로 독일에 보내니까 선납일반통상 선납금액 ₩430 짜리 우표를 줄줄이 소시지처럼 주셨어요. 츄릅
저처럼 직원분을 통해서 사면 독일행 맞춤 우표를 바로 주셔서 편하지만, 썩 마음에 드는 디자인은 아닙니다 ㅎㅎ 훨씬 보기 좋은 우표들이 많으니까 그런 우표들을 쓰실 예정이라면, 가격(요금)을 잘 맞춰주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엽서를 보내는 데 요금이 430원이라면, 아래와 같은 우표는 액면가가 380원이므로 한 장만 붙이면 부족하고 두 장은 붙여주셔야 합니다. 우표를 붙이고 (By) Air mail이라고 같이 적어주셔야 합니다. 비행기 타고 가요~
나라마다 요금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우체국 홈페이지에 들어가시면, 아래 사진처럼 요금이 뜹니다. 일반적인 엽서 1장은 얼추 10g 내의 무게를 의미하므로 10g 부터는 요금이 더 비싸집니다.
엽서를 보내려는 국가가 항공 1 지역부터 4 지역 중에서 어떤 지역에 해당되는지 확인해주시면 됩니다. 사실 모든 지역이 다 430원으로 동일해서 확인할 필요는 없지만, 궁금하니까... 확인해보면?
독일은 3 지역입니다!
이렇게 요금에 맞는 우표 붙이고, Air mail 쓰고, 주소도 잘 쓰면 잘 도착합니다! 제가 보낸 지 3주째에 친구가 받았다고 했으니 2~3주 뒤에 도착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2. 엽서 자랑질
그럼, 여태까지 모았던 엽서 자랑질 좀 하겠습니다. ^^ 귀엽게 봐주세요.
소중한 저의 깡통입니다. 우아하게 부르려면 틴케이스라고 해야할까요? 독일에서 교환학생 시절을 보냈는데, 그때 마트에 하나 남았길래 샤샥 데려왔습니다.
제가 다녔던 학교는 Vechta 대학교였는데 거기서 받았던 학교 수첩이 들어있네요. 여행지에서 사거나 받았던 갖가지 엽서들과 핀도 있습니다. 그리고 홀짝거리며 마셨던 맥주 뚜껑도 있어요 ㅋㅋㅋㅋㅋ
한꺼번에 펼쳐놓고 보니까 뿌듯하네요. 사진을 너무 바닥에서 찍긴 했네요...^^ 노란색 부분은 지난 일요일(12월 22일)에 다녀온 <아트메이 전시회> 입니다.
3. 아트메이 전시회
따뜻한 분위기의 그림을 그리는 여성 작가님의 전시회라서 멀지만 다녀왔습니다. (의정부역에서 시청역이라니... 너무 멀다고...)
가격은 총 1인당 6,000원입니다.
- 입장료
- 마카롱 1개와 음료(커피, 차, 주스 등) 1잔
- 작품으로 만든 엽서 1장
세 가지가 포함되어 있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작품 수가 많지는 않으며 카페와 갤러리가 한 공간에 같이 있습니다. 소중한 사람과 눈 호강, 입 호강하고 왔습니다.
따뜻한 분위기의 그림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저도 저렇게 그림을 잘 그리고 싶어요!!!
찬찬히 구경하는 재하. 전시회에 선뜻 함께 동행해준 소중한 친구입니다. (tmi...)
배가 이상하게 찍혔길래 싹둑 잘라서 올렸어요... 호호... 니트 때문에 그래요...
전시회에서 받았던 엽서 1장으로는 성이 안 차서 20장이 들어있는 엽서북(12,000원)을 사왔습니다. 엽서 덕후가 어디 가겠습니까. 다음에 다시 이 엽서들을 보면 이 날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겠지요. 아트메이와 함께(독일어로 mit[밑]) 따뜻하고 부드러운 하루였습니다.
이제 학생들은 방학을 하고 성인들은 연말이기도 하니 여행을 떠나기 쉬운 시기입니다. 잊고 싶지 않은 추억을 엽서로 한 번 남겨보세요. 오늘도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리 메리크리스마스★
4. 참고
4.1. 엽서
- 영어 : Postcard
- 독일어 : Postkarte[포스트카-테], die(여성명사)
독일어는 명사 단어마다 "성"이 존재합니다. 여성, 남성, 중성이 있습니다. 자연적인 성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예) Mädchen[멛쳔], das(중성명사) 의 경우 "소녀"라는 단어입니다. 여성명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중성입니다.
성을 비교해볼까요?
(예) Die Postkarte ist schön. [디 포스트카-테 이스트 쇤] : 그 엽서는 예쁘다.
(예) Das Mädchen ist schön. [다스 멛쳔 이스트 쇤] : 그 소녀는 예쁘다.
같은 문장 구조지만, 명사마다 성이 달라서 빨간색 부분에서 차이가 생깁니다. 빨간색 부분은 한국어와 영어였다면 필요 없는 부분입니다. (세종대왕님 만세!)
4.2. 한국
- 영어 : South Korea
- 독일어 : Süd Korea[쥬드 코레아]
Süd[쥬드]는 "남쪽"이라는 의미입니다.
4.3. 독일주소 관련 표현
wie[뷔] : 어떻게 (영어 how)
ich[이히] : 나 (영어 I)
Adressen[아드레쎈], die[디] : 주소들 (영어 address)
schreiben[슈라이벤] : 쓰다, 적다 (영어 write)
straße[슈트라쎄], die[디] : 도로, 거리 (영어 street)
Deutschland [도이취란트] : 독일 (영어 Germany)
alle [알레] : 모든 (영어 all)
Mädels[메델], das[다스] : 여자 (영어 lady, woman)
von[폰] : ~의, ~로부터 (영어 from)
oben[오븐(벤)] : 위에 (영어 up)
참고로, 오븐으로 많이들 발음합니다.(여기 1인 추가요~)
☆출처★
1. 이미지 : 직접 그린 손그림 및 우체국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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