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불합격
6월 19일 수요일 오늘, 세무사 1차 시험 결과가 나왔다. 과락은 없으나 59.37점으로 평락했다. 올해도 불합격이다. 합격 커트라인 60점과는 근소한 차이라서 기분이 참 묘하다. 5월 4일에 했던 가채점 결과(58.125점)보다 아주 살짝 오른 점수라서 신기하다.
회계와 세법 둘 다 과락이었던 작년에 비하면 점수가 많이 올랐다. 과목별 시간 분배 능력도 훨씬 좋아져서 찜해 둔 문제는 다 풀 수 있었다. 그럼에도 역시 합격하기엔 실력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불합격 원인
- 자신 있던 상법이 고꾸라짐
- 법인세 다 버림 (기부금, 접대비만 챙김)
- 2차 연습서 강의를 하나도 안 들음
가장 큰 불합격 원인으로 세 가지를 추렸다. 2번, 3번 원인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원인이다. 범위를 다시 챙겨서 공부하고 인강을 사서 들으면 되니까. 그런데 1번 원인은 내 통제 밖의 일이다. 출제위원의 손에 달린 일이니까. 수험생들과 강사들 사이에 떠도는 말로는 홀수 연도(2023)에 비해 짝수 연도(2024) 시험이 더 쉽다고들 한다. 이제 올해부터는 해당 사항이 없는 걸로!
작년, 사설, 올해
세 번의 시험을 지나오며 깨달은 것이 있다. 단, 불합격자의 깨달음이므로 가볍게 참고만 하시길 바란다.
- 직장병행으로도 가능은 함.
- 사설 모의고사는 딱 분위기 경험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
- 계속하면 점수는 오른다. 그런데 계속하는 게 맞나?
작년 12월까지 주 5일 근무를 유지하다가 올해 1월부터 주 2일로 수업을 줄였다. 주 5일 근무일 땐 너무 힘들어서 평일에만 공부하고 토요일과 일요일은 쉬었다. 주 2일 근무일 땐 토요일만 쉬고 나머지는 다 공부를 할 수 있었다. 그나마 학원강사니까 가능했다. 만약 내가 토요일을 쉬지 않았다면 올해는 합격했을까, 그런 씁쓸한 생각도 든다.
실제 시험을 앞두고 한 달 전인가, 나무경영 모의고사를 쳤는데 그때에 비해서도 실제 시험 점수는 많이 좋아졌다. 특히 사설 때 작살났던 재정학이 실제 시험에선 선방했다! 엄청 큰 대강의실에 빽빽이 앉아 다 같이 시험을 쳤던 그 분위기를 미리 경험해서 실제 시험장에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계산기 치는 소음과 종이 넘기는 소리에 미리 면역이 된 덕분이다.
확실히 점수가 오르는 추세이기도 하고 나보다도 주변에서 한번 더 치라고들 한다. 점수가 아깝다고. 되려 나는 지금이 발을 뺄 타이밍 같다고 느낀다. 올해는 작년과 다르게 시험이 다가올수록 '어? 이거 되겠는데?'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솔직히 1차는 될 줄 알았다. 그런데도 불합격이면 어쩔 수 없는 거지 뭐.
정리
책은 이미 다 버렸다. 공교롭게도 시험날짜와 독서실 만기일자가 같아서 자리를 빨리 정리해야 했다. 독서실 지하, 분리수거장에 냅다 던지고 왔다. 눈에 보이는 책이 없어서 그런지 마음이 지쳐서 그런지, 내년에 또 치고 싶진 않다. 나중에라도 다시 공부가 하고 싶어지면 세무사 아닌 다른 시험을 준비하려고 한다. 세무직 공무원 또는 공인중개사 등등. 지금은 내가 있는 자리에서 만족하는 법부터 깨달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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