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문 1동!"
"그게 뭔데?"
"내가 요즘 밀고 있는 유행어.
누가 이미 쓰고 있음 말고ㅎ"
오늘은 동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문법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동사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꼬꼬마 시절에 국적이 미국인 사촌언니(외향은 지극히 한국인입니다. 언니가 조여정 배우를 닮았다는 소릴 꽤 듣죠! 퍽퍽)와 팝송에 파묻혀 지냈던 겨울방학, 실패했지만 나름(?) 외고를 준비했던 같잖은 짬밥, 여기저기서 영어 가르친다고 2년이 훌쩍 넘게 읽어왔던 수많은 영어 문장들.
그 결과? 본능적으로 느낀 것은 아니지만, 후천적으로 동사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나의 영어 문장에는 하나의 동사만 존재해야 한다. 즉, 1문 1동이죠. 1문장에 1동사로 모든 것을 이해시키겠다는 포부인데 잘 먹힐지 모르겠습니다. 우선 시작해보겠습니다!
1문 1동
빨간색은 제일 중요한 것, 검은색은 독일어와 영어 둘 다 공유하는 개념, 초록색은 독일어에서 독특하게 나타나는 개념입니다.
하나의 문장에 하나의 동사만 있어야 해서, 그 유일한 동사의 양 옆자리는 모두 동사가 아니어야 합니다. 바로 여기서부터 우리가 싫어하는(?) 또는 좋아하는(?) 문법이 줄줄이 생겨납니다.
그 유일한 동사는 문장에서 서술어(행동)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①그 행동을 하는 주체(주어)가 누구인지 또는 무엇인지에 따라 변화를 해야겠죠. 이것이 인칭변화(수일치)라고 불리는 문법입니다.
②그 행동을 언제 하는지 시점에 따라 변화가 필요하겠죠. 이것이 시간표현(시제)라고 불리는 문법입니다.
②-1 과거시제
②-2 현재시제
②-3 미래시제
③그 행동을 하는 주체(주어)와 행동 자체가 어떤 관계인지에 따라 구분이 필요하겠죠. 이것이 태(능동태/수동태)라고 불리는 문법입니다.
④그 행동에 뜻을 더 풍부하게 넣고 싶다면 단어를 추가해야겠죠. 이것이 조동사라고 불리는 문법입니다.
+)독일어는 영어와 다르게 동사들이 분리되기도 합니다. 접두사가 떨어져 나와 맨 끝자리로 간다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이것이 분리/비분리 동사라고 불리는 문법입니다.
+)독일어는 영어의 접속사와 이름이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오히려 가정법에 가까운 접속법이 있습니다. 동사에 변화를 주어 정중한 표현, 비현실적 소망 등을 나타냅니다. 1식과 2식으로 나뉘는 데, 더 자주 쓰이는 2식 위주로 보면 충분합니다.
① 접속법 2식(가정법)
② 접속법 1식(간접화법)
그림에는 빠뜨려서 없지만 ㅠㅠ
⑤주어 없이 동사만으로 문장을 완성하는 순수 동사문장, 명령문!
동사는 끝났습니다. 이제 양 옆자리를 보겠습니다. 더 이상의 동사가 들어가면 안 되지만, 서술적 의미를 지닌 단어를 꼭 쓰고 싶거나 꼭 필요한 경우가 생길 수 있죠.
예를 들면, "먹는 것이 행복이다." 라는 문장에서 주어는 "먹는 것"입니다. 동사eat이라는 단어가 이미 존재하는데 동사를 쓸 수 없으니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야 할까요? 그렇게 끊임없이 새로운 단어들이 생겨났다면 저는 아직도 모국어를 배우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마 평생 다 못 배울지도 모릅니다.
이미 존재하는 동사eat을 활용하면,
①동사라는 표시가 남지 않게 to를(독일어는 zu를) 붙여서 변신시켜보죠. 이것이 to부정사(독일어는 zu부정사)라고 불리는 문법입니다.
②동사라는 표시가 남지 않게 ing를(독일어는 zu 없이) 붙여서 변신시켜보죠. 이것이 동명사(독일어는 zu 없는 부정사)라고 불리는 문법입니다.
다른 예를 들어보면, "나는 잘 먹는 당신을 봤어요." 라는 문장에서 목적어는 "잘 먹는 당신"입니다. "당신"은 You라는 단어가 있으니 다행인데... "잘 먹는"이라는 표현은 어쩌죠? 걱정하지 마세요. 새로운 단어를 만들기엔 이미 너무 좋은 단어가 존재하는걸요.
마찬가지로 동사eat을 활용하면,
③동사라는 표시가 남지 않게 ing를(독일어는 -d를) 붙여서 변신시켜보죠. 이것이 분사라고 불리는 문법입니다. ②의 동명사와 생김새가 비슷해서 많이 헷갈리는 문법입니다.
⑤동사eat을 살리되 "봤어요"라는 동사에게 보이지 않도록 감추기 위해 who를(독일어는 das 등을) 세워보죠. 이것이 관계사라고 불리는 문법입니다. ④의 접속사와 다른 점은, ④는 명사(문장을 이루는 필수요소)이고 ⑤는 형용사(명사를 꾸미는 것이므로 필수요소는 아님)라는 것입니다.
+)독일어도 영어처럼 명사의 범위 등을 제한하기 위해 붙이는 관사(a/an/the)가 존재하지만 영어처럼 달랑 3개가 아니랍니다...ㄷㄷㄷ!!! 독일어의 명사는 성(性)과 격(格)이 존재하기 때문에 3(남성/여성/중성)*4(1격/2격/3격/4격)=12개입니다. 게다가 단수인지 복수인지도 알아야하죠. 최소 12개입니다. 제가 이걸 다 어떻게 외워서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쳤을까요... 과거의 나 칭찬해...
비슷한 예로, "나는 당신이 잘 먹는 것을 봤어요."는 조금 다릅니다. 여기에서 목적어는 "당신이 잘 먹는(다는) 것"이기 때문이죠. 즉, 뜻에 서술어(행동)가 살아있습니다. 이런 경우 동사eat을 살려주되 보이지 않게 감춰주면 됩니다.
④동사eat을 살리되 "봤어요"라는 동사에게 보이지 않도록 감추기 위해 that을(독일어는 dass를) 세워보죠. 이것이 접속사라고 불리는 문법입니다. 다시 정리하면, 동사와 동사, 즉 절과 절, 즉 문장과 문장을 접속시킬 때 필요합니다.
여기까지가 1문 1동을 통해서 펼쳐지는 문법의 세계입니다. 굵직한 것은 다 나왔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빠뜨린 것이 있다면 언제든 말씀해주세요. 안타깝게도 제가 영문학도가 아니고 교육학도도 아니기에 설명에 부족함이 많을 수 있습니다ㅠㅜ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먼' 이 정도로만 읽어주세요!
앞으로 차근차근 ①~⑤까지 예문들과 구체적인 설명을 써서 각 번호마다 링크를 달아두겠습니다. 앞으로 갈 길이 머니 오늘은 여기까지만.
제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되신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1. 첫 번째 이미지 : Pixabay로부터 입수된 PDPics님의 이미지입니다.
2. 두 번째 이미지 : 제 손그림입니다.
3. 본문 내용 : 2n년간 몸소 느낀 점들과 프리마 독일어 문법책&문법으로 writing 책의 목차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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